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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사, 세무사 책,강의 후기

회계사 재시탈 이후 세무사 1차 합격까지

by Alcantara 2022. 3. 31.

1. 회계사 시험 불합격 후 세무사 1차 시험 준비하기까지

점수가 부족해서 회계사 시험에 합격하지 못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세무사 시험을 고민하게 된다.

나 또한 세무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크기도 했고, (멋모르고 회계사 시험에 도전하기는 했지만 만약 살짝 발을 담그고 결정했더라면 무조건 세무사 시험을 먼저 준비했을 것임) 무엇보다 2년 넘게 공부하면서 온전히 불합격이라는 시험 결과만 마주하고 나니까 여러모로 사람 정신이 많이 망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1년 전 이맘때 쓴 일기만 봐도...(민망해서 다시 꺼내보지는 못함)

흔히들 말하는 플랜B 전략은 금융공기업 혹은 사기업, 또는 공무원 시험 등등이 있지만,.. 나는 기업의 직장인이 되고 싶지는 않았고 최소한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한 전문가로서의 삶을 살고 싶었기 때문에 기업체 취직은 애초에 고려하지 않았다. 공무원도 상당히 매력이 있는 직업이지만 나라의 녹을 먹는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 이 또한 고려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래서 자연스레 세무사 시험을 곧바로 준비하게 됐고 1차는 넉넉히 합격, 2차는 불합격, 이후 회계사 시험을 다시 준비해서 회계사 1차 시험에 합격해 회계사 2차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장기 레이스를 하면서 원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사람에게는 '1차 시험 합격'이라는 하나의 징표가 다시 달릴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으니 세무사 1차 시험 준비를 고려하는 게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2. 세무사 1차 혹은 동차 합격을 노리며

회계사 시험 점수를 우선 분석해봐야 한다.

나는 재시때 340점대 점수를 맞았고 상법은 85점, 회계학은 96점, 세법은 55점을 맞아서 세무사 시험 준비는 그럭저럭 가능한 상태였다. 여러 과목 선생님들께 상담을 받기도 했다. 330점을 넘긴 실력이라면 세무사 1차 시험에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씀해주셔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애초에 합격 커트라인과는 거리가 있는 점수였기 때문에 망설이지 않고 세무사 시험을 준비했지만, 정말 1,2문제 차이로 떨어졌다면 조금 더 고민을 했을 것 같다. 왜냐하면 세무사 1차 시험을 준비하는 2~3달의 시간은 연습서 1과목 이상을 진득하게 볼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연습서 대신 회세원 객관식 위주로 공부하고, 재정학과 상법을 공부하는 시간이 추후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특히나 올해처럼 커트라인이 396점이나 되는데...380점대 전후의 점수로 떨어졌다면 너무 아깝다. 불합격한 것도 너무 아깝고 연습서 공부를 하는 귀중한 시간을 포기하고 세무사 시험을 준비한다면 놓치는 것이 많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1~2문제 차이로 떨어진 분이라면,... 조심스레 내 생각을 얘기하자면... 그 정도의 점수라면 내년에 회계사 1차 시험에 합격할 확률이 매우 높으니 회계사 시험만을 준비하는 게 낫다고 본다.

 

3. 1차 시험대비 전략

앞서 말했듯 모 선생님께서 회계사 시험 330점 이상이라면 세무사 1차는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고 하신 말씀에 나도 동의한다. 세무사 1차 시험은 시간 압박이 다소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평균 60점 이상이면 합격이라는 절대평가 기준 덕분에 어느 정도 실력이 쌓인 사람에게는 그럭저럭 확신을 갖고 달릴 수 있다.

회계, 세법, 원가, 상법은 그대로 공부하되 국세징수법, 조세범 처벌법,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이하 기타세법)과 재정학만 추가로 공부하면 된다.

(1) 재정학

재정학은 보통 김판기 선생님이나 우리경영의 황정빈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공부하는 것 같다.

나처럼 기본 강의만 듣는 사람, 혹은 객관식 강의만 듣는 사람, 심지어는 일일특강 강의만 듣고도 재정학 70점 이상을 맞으면서 안정적으로 합격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쫄려서 기본강의를 들었지만 공부하고 보니 어느 방식이든 크게 상관없는 것 같다.

다만 이는 이미 그 과정을 지나갔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다. 여러 번의 탈락을 경험한 사람이 겨우 마음을 다잡고 세무사 시험을 준비했는데 거기서 또 합격하지 못한다면? 그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괜스레 탈락이라는 아픔을 한번 더 겪으면 다시 일어서기가 쉽지 않을 테다. 나도 그런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고자 곧바로 재정학 기본강의를 들었다.

황정빈 선생님의 기본강의를 들었고 대단히 만족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강의였고 중요 내용 강조하면서 출제빈도가 낮은 내용 잘 추려주는 수업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강의 후반부에는 객관식 강의를 다소 유도하는 멘트가 있어 약간 불편했으나 크게 개의치 않았다.

기본 강의를 듣고, 정병열 재정학 연습과 황정빈 강사의 체크포인트(요약서), 황정빈 기출문제집이면 시험 대비로는 차고 넘친다. 나는 객관식 교재까지 봤지만 이는 선택사항일 뿐이고 재정학 연습의 문제만으로도 문제풀이 연습은 충분히 가능하다.

경제학 시험과는 달리 재정학은 세무사 시험에서만 보는 과목이기 때문에 대체로 나오는 문제가 계속 나오는 경향이 있다. 계산문제도 크게 어렵지 않다. 회계사 공부를 하면서 익혔던 내용이 여럿 나오기도 한다. 가령 재무관리의 npv라거나... 기본 개념만 알면 그냥 답이 눈에 보이는 문제가 여럿 있으니 훨씬 수월하다. 그런 면에서 재정학이 미시경제학의 심화 분야이긴 하지만 시험만 놓고 본다면 경제학보다는 일반 경영학에 가깝다. 말문제의 출제 비중이나, 반복되는 선지의 특징이라거나... 요약서와 기출문제집만으로도 충분히 대비가 가능하다거나.. 뭐 이런 특징을 보면 경영학 공부하듯 마음 편히 공부해도 안정적인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2) 세법

세법은 본인에게 필요한 방식의 공부를 하되, 앞서 말한 기타세법을 추가로 공부하면 된다.

위너스 학원에서 사용하는 엣지세법 교재와 공개강의로 공부하면 충분하다. 대부분은 이렇게 할 것이다.

나는 해커스의 원재훈 선생님께 세법 수업을 들었기 때문에 기타세 법도 이분의 수업을 들었다. 국세기본법, 국세징수법, 조세범처벌법, 국조법 모두 다 챙겨갔고 국세징수법과 조세범처벌법은 국가법령정보센터 앱을 통해 법조문을 그대로 여럿 읽었다. 일단 조문 자체가 매우 적기 때문에 아주 빠르게 볼 수 있다. 기타세법이 총 12문제 나오는데 국세기본법 4, 국세징수법 4, 조세범처벌법 2, 국조법 2 나오는 걸로 기억한다. 국조법은 양이 많고 어려워서 많이들 버린다. 다만 원재훈 선생님은 국조법을 출제 예상 분야만 선택해서 강의를 하기 때문에 나는 그 내용만은 그대로 챙겨갔다. 그래서 기타세법은 거의 다 공부한 셈이다.

다만 작년 세무사 1차 시험의 기타세법은 매우 어려웠고 10년에 한 번 나올까말까한 폭탄 수준이었다는 말씀을 하셨다. 기타세법을 열심히 공부했고 나름 자신이 있었지만 5개밖에 맞추지 못했다. 세법은 67.5점을 맞았다.

작년 1차 시험은 행정소송법도 그렇고 작정하고 합격생 수를 어느정도 줄이려고 좀 어렵게 낸 것이 아닐까 추측한다. 2차 시험 결과와의 관련성을 생각해보면 더더욱...

(3) 상법

상법도 회계사 시험용 교재를 그대로 보면 된다. 나는 작년 회계사 1차 상법 점수가 85점이어서 상법은 별 걱정이 없었다. 기본서 하나 사서 마르고 닳도록 보고, 문제풀이 몇 번 연습하고 시험장에 들어갔다. 시험 점수도 85점이었으니 괜찮게 받은 셈이다.

세무사 상법은 회사법만 40문제가 출제돼서 공부 범위가 줄어들어 편한 감이 있다. 기본서를 보는 사람이 있고, 하끝이나 객관식 문제집 혹은 강의노트 위주로 공부하는 사람 등등 공부 방식은 다양하다. 회계사 상법 시험에서 고득점을 맞았다면 본인 스타일 그대로 하면 될 것 같다. 다만 점수가 부족했던 사람이라면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고민이 많을 것 같은데, 나는 해커스의 이정엽 변호사가 쓴 '인사이트 상법 세무사' 기본서를 사서 봤다. 이 책이 아주 괜찮다. 상법 신강을 보지 않아서 그 책과의 비교는 어렵지만 상법을 이해하고 빠르게 회독하기에 좋은 책이다. 문제집은 윤승욱 480제나 다른 마이너 학원 강사의 교재를 잠깐 봤지만 딱히 마음에 드는 건 없었다. 그냥 이정엽 선생님 기본서와 심유식 선생님 세무사 객관식 상법이면 충분할 것 같다. 아니면 하끝도 괜찮고...

(4) 재무회계

김재호 선생님의 기출베스트와 기출베스트 모의고사면 충분할 것이다. 회계사용 기베모가 있다면 그걸 그대로 봐도 된다. 26~35번 문제의 고급회계만 빠진 게 세무사용 기베모다. 나는 세무사용 기베모도 사서 쭉 풀어봤다. 다만 재시 때 기베와 기베모를 정말 외울 정도로 본 상태였기 때문에 다소 루즈한 감이 있었다. 그래서 황윤하 강사의 객관식 재무회계를 사서 봤다. 이 책도 여럿 반복해서 봤고 도움을 많이 받았다. 사실 재무회계는 이것저것 다해봤다. 기베, 기베모 반복,... 이후 황윤하 객관식 재무회계 반복... 이후에는 김재호 선생님 연습서도 빠르게 1.5회독 정도 한 것 같다. 그러다 시험 2주~3주 앞두고 김기동 객관식 재무회계도 필수문제만 골라서 풀었다. 필수문제만 풀어서 그런지 타 강사 교재와의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했다. 이책 저책 다 공부하는 다소 비효율적인? 방식을 택했는데 재무회계에 자신이 많이 없다면 기베와 기베모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본다. 물론 이때도 기본서는 계속 챙겨봤다.

(5) 원가관리회계

4월 즈음부터 홍상연 선생님의 세무사 2차 원가 연습서 강의를 들었다. 이때부터 공부한게 아마 기본기를 쌓는데에 도움이 많이 되지 않았나 싶다. 홍상연 선생님 세무사 연습서를 쭉 보면서 중간중간 1차 모의고사집을 쭉 풀었다. 15문제 중에서 9~10문제 전후 겨우 맞췄던 걸로 기억한다. 좀 잘 볼 때는 그것보다 더 맞추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틀릴 때도 있었다.

홍상연 선생님 연습서, 1차 모의고사, 2차 모의고사집 모두 봤는데 다 좋은 책이다. 2차 강의 러닝타임도 짧은 편이라 강의 수강도 용이한 편이다. 원가를 거의 놓았던 분이라면 기본서와 객관식 교재를 사서 보면 되겠지만 어느정도 기본기가 있다면 2차 강의를 들어도 괜찮을 것 같다.

시험 직전에는 연습서의 이론, 예제 위주로 공부하고 모의고사집을 반복해서 봤다. 이외 별도의 객관식 교재는 보지 않았다. 모의고사집 문제의 객관식 문제로도 충분할 것이다.

4. 연습서 강의 수강여부

회세원 중에서 본인이 약한 과목 하나 정도는 2차 강의를 들어도 괜찮을 것 같다. 나는 회계사 시험 탈락 직후 상담을 받으면서 선생님이 세무회계연습 강의 수강을 권하셨었다. 5월 초까지 강의 듣고 이후에는 강의 없이 그냥 전과목 보면 충분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다만 나는 전년도에 세무회계 강의를 들었기 때문에 그냥 혼자 보겠다고 했다. 4월 즈음되니 나름 세무사 시험에 대한 감도 잡히고 어느 정도 가늠이 되어서 원가 연습서 강의 수강을 고민하다가 선생님께 여쭤보고 답변을 받아 원가 연습서를 들은 것이다.

동차 기간 세법학을 준비하는 게 너무 부담스러운지라 세법학 수강을 고민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당연히 들어두면 좋기는 한데,... 1차 시험과는 사실 크게 상관이 없다. 그리고 나는 정말 말 그대로 1차를 합격했다는 성과를 거두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기 때문에 세법학 수강은 동차 기간으로 넘기고, 회세원만 열심히 봤다.

 

5. 모의고사 연습

재무회계 - 김재호 기베모

원가관리회계 - 홍상연 1차 모의고사집

세법 - 세무사 기출문제집 아무거나(정우승 외 공저, 주민규 저 등)

재정학 - 황정빈 기출문제집

상법 - 딱히 없음. 기출문제집도 없는 듯. 그냥 객관식 교재만 봐도 될듯 함.

이와 더불어 나는 해커스에서 진행하는 모의고사반을 신청해 시험을 봤다.

작년에는 6번 봤는데 올해는 10번이더라. 다른 강사까지 같이 껴서 총 10번을 보는데 이정도면 연습하기에는 차고 넘친다고 본다.

메이저 학원의 모의고사는 보지 않아서 비교하기가 어렵다. 문제 퀄리티는 기출문제 수준과 유사해서 괜찮다고 느꼈다. 다만 일부 과목은 오류가 다소 잦은 편이라 불편했다.

회계사 시험과는 달리 2교시면 끝나고 점심에 시험이 끝나는지라 체력 부담도 덜하다. 시간 연습을 비롯해 시험 자체에 익숙해지는 데에 큰 도움이 됐던지라 추천하고 싶다.

선택법 상법으로 신청해서 현장에서 시험을 봤다. 6회 차까지 점수는 모두 300점 전후로 나왔다. 대체로 300점 ~ 320점 사이로 나왔고 등수는 늘 10등 안에 들었다. 실제 시험에서도 300점을 갓 넘겼으니 실제 시험과도 점수가 유사하게 나왔다.

아주 고득점을 하지 않아도, 어차피 총점 240점만 넘으면 되니까 그에 맞춰 목표를 잡고 계획을 세우면 된다.

이것저것 거창하게 얘기했지만 재정학 챙기고 나머지는 본인 하던 대로 계획 세워서 준비하면 된다. 연습 몇 번 해보면 감이 올 것이다.

모의고사에서 늘 고득점을 맞았지만 그래도 시험을 앞두고 많이 불안했다. 진짜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래도 회계사 1차 300점을 넘겼다면 충분히 합격할 수 있을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잘 준비해서 합격이라는 성과를 잘 거두었으면 좋겠다.

1차를 합격했다면 곧바로 세법학을 들으면서 2차시험 준비를 할지, 다시 회계사 시험 준비를 할지는 본인의 선택이다.

나는 세무사 동차 합격을 노리고 곧바로 준비했으나 합격하지 못했다. 다음 편에서는 재시탈 이후 세무사 시험을 준비하면서 얻었던 좋은 점들과 다소 아쉬운 점을 써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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