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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사, 세무사 책,강의 후기

해커스경영 이정엽T 회계사 상법 기본강의 후기

by Alcantara 2020. 8. 8.

해커스경영아카데미 이정엽T 회계사 상법 기본강의 후기

수강 기간 : 20년 7월 10일~8월 8일

올해 초 1차 시험 직후 막연히 여름 즈음에 심유식 선생님 재시생 상법 강의를 들어야지~ 하고 계획을 했었다.

그런데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왜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얻지 못했을까... 생각해보니 법조문 하나하나를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고 그저 무턱대고 외운 게 너무 많았고 그렇게 암기한 양마저도 시험 범위를 커버하기에 부족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지금 다시 돌이켜 생각해보면, 기본강의 완강 후에 기본서를 좀 더 챙겨볼 걸, 객관식 시즌에는 객관식 교재와 강의노트 혹은 기본서를 같이 병행해서 볼 걸... 그리고 12월에 빈지노 강의 대신 꾹 참고 객관식 교재를 더 볼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4월 즈음 막연히 여름에는 어떻게 공부를 할까 생각하던 차에 이번에는 무작정 암기하는 대신 상법 기본서를 보면서 좀 이해를 하고 외우는 게 좋지 않겠나 싶어서 이런저런 책들을 둘러봤다. 그래 봤자 나무, 우리, 위너스에서 사용하는 교재들이 상법신강 아니면 심유식 선생님 강의노트인지라... 딱히 선택지가 많지는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이정엽 선생님 기본서를 보게 됐고, 교재 머리말에 있는 이해를 위한 기본서라는 글을 보고 약간은 충동적으로 책을 구매했다.

책은 800p 가량이고, 거진 다 줄글이다. 아주 드물게 내용을 정리해놓은 도표가 있지만 손에 꼽을 정도인 것 같다. 글씨 크기는 꽤 크고 문제는 전혀 없으면서 조문, 학설, 입법취지, 판례를 매우 자세히 서술한 것이 특징이다.

공부하다가 가끔 머리 식힐 겸 기본서의 회사편만 드문드문 봤고, 회사편만 다 읽고 나니 7월 초가 되어 있었다. 이때쯤 강의를 들을지 말지 고민하다가 결국 신청해서 한 달 만에 들었는데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회계사 수험시장에서는 완전 마이너라는 불안함이 있지만... 잘은 몰라도 변호사 시험에서는 유명하신 것 같다. 강의도 잘하시고... 그래서 강의력에 대한 아쉬움은 전혀 없었다. 나와 비슷한 상황에서 고민을 하는 수험생을 위해 강의를 듣고 느낀 점을 몇 가지 적어본다.


  • 이해 중심의 강의

강의 오리엔테이션에서도 언급하는데, 강의가 철저히 이해 중심으로 진행된다. 수강생이 법을 전혀 모른다고 가정하고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듣고 이해하는 데에는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입법 취지도 꼼꼼히 설명해주시고, 그림도 많이 그려가면서 설명해주셔서 좋았다. 그림을 그려서 이해시키는 것은 거의 모든 강사들의 특징인 것 같다.

중간중간 다른 학원 선생님들의 강의 스타일도 언급하면서 자신은 어떻게 공부하는 게 좋은지 의견을 내시는데 그런 것들이 수업에 많이 반영된 것 같다.

앞글자 따는 건 전혀 없고, 중요 내용을 꼼꼼히 설명하면서 최대한 이해시키려고 하신다. 연관되는 내용을 함께 추려서 정리하는 것은 거~의 없다. 학생들에게도 어차피 상법 객관식 시험은 지문을 읽고 정오만 판단하면 되는 거니까 굳이 앞글자 따서 외우거나 억지로 정리할 필요가 없다고 얘기하신다.

  • 중요도에 따른 내용 선별

강의를 들으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다. 총 강의시수가 77강이고, 현장 강의 횟수는 22회인 걸로 안다. 나무 학원의 심유식 선생님과 유사한 수준의 강의 수인데, 실제 강의 시간을 보면 훨씬 적다. 1강 당 60분을 넘는 강의가 많지 않고, 대체로 40분~50분 전후에 가끔 70분 정도 되는 강의가 있으며 아주 드물게 80분~90분 정도의 강의가 있었다.

이렇게 짧은 강의시간 내에 상법 기본강의를 진행할 수 있는 이유는 중요한 것은 아주 꼼꼼히 설명하고,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쉬운 내용이나 극히 중요도가 낮은 내용은 건너뛰기 때문이다. 이건 중요하지 않다, 안 봐도 된다, 1 회독이니까 읽어는 봐라, 기출문제에 나오기는 했으니 나중에 기출문제 풀면서 조문 정도만 봐 둬라 등등... 이렇게 양을 많이 추려주다 보니 부담이 많이 줄어든다. 중간중간 변호사 시험 얘기도 해주시는데 그쪽 강의에서는 훨씬 더 많이 추리는 것 같다. 여기(회계사 시험)에는 중요하지 않은 내용도 넓게넓게 시험에 나와서 나름 보수적으로 강의하는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이 많이 줄어든다. 작년에 심유식 선생님 강의 들었을 때를 생각하면... 그때는 거의 모든 내용을 설명해주시는 것이었구나 싶다.

  • 매우 갈겨쓰는 칠판 판서

책 내용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꼼꼼히 차근차근 진행하는 게 아니라 그 챕터의 핵심 주제, 키워드를 간단히 칠판에 적어놓고 흐름에 맞춰 강의하신다. 그런데 칠판에 쓰는 글씨가 매우 날림이다. 원래 글씨체가 나빠서가 아니고 그냥 대충 적어서 그런 것 같다. 나는 필기하는 것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또 책이 워낙 자세해서 필기의 필요성을 그다지 느끼지 못했기에 그러려니 하고 최대한 이해하는 데에만 신경을 썼지만 필기를 꼼꼼히 하고, 정리하면서 공부를 하는 학생이라면 좀 아쉬움이 있지 않을까 싶다. 수업을 듣다 보면 아니 그래도 좀 신경 써서 칠판에다 적어주지 싶은 생각도 드는데... 그냥 참고 들었다.


수업을 들으면서 특징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은 저 정도인 것 같다. 회계사 학원은 나무, 우리, 위너스라는 메이저 3사와 미래, 스마트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보니까 올해부터 학원에서 회계사 강의도 진행한 것 같다. 그래서 인지도는 매우 매우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험은 어차피 상대평가고 남들 하는 것만큼 에서 약간의 점수만 더 얻으면 되는지라 지분율이 높은 강사와 교재를 선택하는 것이 실패 확률을 줄이는 우월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나는 그냥 나름의 기준을 세워서 느낌 가는 대로 선택했다. 돌이켜보면 좋은 선택도 있었고 좀 아니다 싶은 것도 있었는데, 아무래도 저마다 선택을 하는데 필요한 성향 차이가 많이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내가 이런 걸 보면 고집이 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1달 동안 꽤 만족스럽게 강의를 들었다. 요약하자면 이해 중심으로, 중요한 것은 꼼꼼하게, 중요하지 않은 것은 확실히 추려내면서 양을 줄여주는 수업이었다. 원래는 매주 금토일 3일씩 들으면서 천천히 진행할 생각이었는데 어째 하다 보니 생각보다 빨리 완강을 했다. 그만큼 회계 세법에 쓸 시간을 줄인 것이니까...

그래도 1차 시험에 상법이 차지하는 비중이 꽤 큰 걸 감안하면 손해 보는 선택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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